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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일본 애니메이션 영화 <날씨의 아이> (2019) 리뷰// 중간부터 스포 有

거뉘시호 2021. 3. 3. 01:07

시청 완료: 2021년 2월 17일

 

장르: 재난, 성장, 로맨스

연령 제한: 15금

분량: 112분

 

한줄평: 뻔하고 유치하지만, 순수하고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 

점수(5점 만점): 3.3점

 

 

-주인장 추천작: 홈랜드(미국 첩보 드라마), 오자크(미국 마약 드라마), 라스트 킹덤(영국 역사 드라마)


 스포일러 포함 리뷰


알 수 없는 이유로 가출하여 도쿄로 온, 방황하는 섬 출신 남자 고등학생이 알 수 없는 이유로 날씨를 조종하게 된 여학생을 만나 펼처지는 이야기. 도쿄는 알 수 없는 이유로 끊임없이 비가 내리고 있고, 여학생은 기도를 통해 작은 지역에 일시적으로 맑은 날씨를 만들어내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남학생과 여학생 모두 부모의 돌봄을 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나름의 방책으로 생계형 날씨 아르바이트를 시작한다. 오랜 장마로 즐거운 야외 활동이 제한되어버린 도쿄에서 날씨를 맑게 해주고 보수를 받는 일이다.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해 일을 시작했지만, 그들이 받는 돈보다 사람들이 얻는 희망이 훨씬 크다. 좋은 사람들도 많이 만나게 되고, 즐거운 생활이 지속되면서 남학생과 여학생의 사이도 무르익어 간다.

 

하지만 각각에게 문제가 닥쳐 온다. 남학생은 가출한 상태에다가, 우연히 총기를 소지하게 되어 경찰에게 쫓긴다. 여학생은 날씨를 맑게 만드는 능력이 공짜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다. 몸이 점점 투명하게 변하다가 언젠가 도쿄를 다시 맑게 만드는 대가로 하늘에 제물로 받쳐질 운명이라는 것을 깨닫는다.

 

둘은 위기에서 도망쳐 보려하지만, 결국 막다른 길에 다다른다. 여학생은 하늘로 끌려가고, 남학생은 경찰에게 잡히고 만다. 그리고 도쿄는 다시 맑아진다. 둘의 문제는 심각해졌지만, 세상의 문제는 모두 해결되어버린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그리고 남학생은 조금의 고민도 없이 여학생을 구하러 간다. 세상의 안정보다 여학생의 존재가 그에게는 몇 천배 더 소중한 것이다.

 

결말은 뻔하다. 남학생은 결국 하늘로 올라간 여학생을 다시 지상으로 데려오는데 성공하고, 세상은 물에 잠기게 된다. 그리고 둘과 세상은 각자의 일상으로 돌아간다.

 

결말은 뻔하지만, 에필로그는 신선하다. 세상은 남학생과 여학생의 행동으로 인해 물에 잠기게 되었지만, 누구도 둘을 탓하지 않는다. '날씨의 아이'라는 개념이 비현실적인 것도 한 몫 했겠지만, 결국 사람들은 누가 세상에 어떤 영향을 미치든 간에 적응하여 살아간다는 것이다. 또한 세상 사람들이 원래 남학생과 여학생이 가지고 있던 문제에 무관심했었으니, 그들의 문제 해결이 일으킨 문제에도 무관심할 수밖에 없다. 상황이 어떻든, 모두 살고 싶은대로 살아간다는 점에서 해피 엔딩이라고 본다. 

 

결말에 대한 생각들을 찾아보니, 기성 세대와 젊은 세대의 갈등을 표현했다는 의견이 꽤 있었다. 그럴 듯한 의견이지만, 내가 보기에는 그냥 판타지가 가미된 순수한 사랑 이야기였다. 세대 갈등이라기 보다는 어른이든 학생이든 각자의 상황에서 나름의 이유를 가지고 행동했을 뿐이었다. 별 생각없이 날씨라는 신선한 소재와 엮어서 표현한 두 학생의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 정도로 재밌게 봤달까.

 

이 <날씨의 아이>는 한국에서 꽤나 흥했던 <너의 이름은>과 같은 감독이 제작한 작품이다. <너의 이름을>과 상당히 비슷하면서도 어느 정도 차이가 있는 작품으로, 오랜만에 순수함을 느끼고 싶은 분들께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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