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넷플릭스 미국 영화 <가타카> (1997) 리뷰// 중간부터 스포 有

거뉘시호 2021. 1. 17. 17:56

시청 완료: 2021년 1월 17일

 

장르: SF, 정체성, 스릴러

연령 제한: 15금

분량: 40분 x 23회

 

한줄평: 유전자로 모든게 결정되는 세상, 그 속에 숨어든 부적격자가 주는 메시지

점수(5점 만점): 3.2점

 

 

※점수 기준(취향 존중!)

-시그널, 기묘한 이야기 4.5점

-블랙미러, 킹덤 4.0점

-동백꽃 필 무렵, 위쳐 3.5점

-오티스의 비밀 상담소, 인간수업 3.0점

-힘쎈 여자 도봉순, 엘리트들 2.5점

(2.5점 이하로는 보다가 끈 작품입니다: 좋아하면 울리는, 센스8) 

 

-주인장 추천작: 홈랜드(미국 첩보 드라마), 오자크(미국 마약 드라마), 라스트 킹덤(영국 역사 드라마)


 스포일러 포함 리뷰


한 인간의 유전자에는 그 인간에 대한 모든 정보가 있다고 한다. 하지만 아직은 그 정보를 모두 알아낼 수 있는 기술이 만들어지지는 않았다. 만약 그 기술이 만들어진다면, 우리는 인간을 유전자를 통해 우월한 인간과 열등한 인간으로 구분하게 될까? 그리고 앞으로 태어날 아기들은 유전자 조작을 통해 우월한 인간만으로 채워지게 될까? 이 <가타카>란 영화는 실제로 그런 일이 일어난 사회를 다룬 1997년작 SF 영화다. (참고로 제목 가타카의 영문 철자인 GATTACA 는 인간을 구성하는 유전 물질인 A, T, G, C 를 조합해 만든 것이다.)

 

영화는 이상한 행동을 하는 청년의 모습으로 시작된다. 통 속에 들어가서 온 몸을 비비고, 허벅지 깊숙한 곳에 소변색 액체가 들어있는 가방을 채우며, 피를 채운 인공 피부를 손가락에 붙인다. 그리고는 청년이 장장 30분에 걸쳐 영화의 배경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준다. 영화의 배경이 되는 사회는 태어나자마자 뽑은 피 한 방울로 모든 것이 결정되는 사회다. 건강과 지능에 대한 모든 정보가 분석되며, 그 정보는 앞으로 그 아이가 다닐 학교와 직장을 비롯하여 모든 인생을 결정하게 된다. 자연 임신으로 태어난 주인공은 부적격한 유전 정보를 가지고 있었고, 제대로 된 교육도 받지 못한 채 평생 화장실 청소를 하며 살아가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불의의 사고로 장애인이 된 우월한 유전자의 청년이 그에게 거래를 제안하고, 부적격자인 그는 우월한 유전자의 인생을 살아가게 된다. 그의 최종 목표는 우월한 자들의 상징인 우주 탐사를 떠나는 것으로, 우주 탐사 회사 '가타카'에서 우월한 청년의 신분 뒤에 숨어 꿈을 키워 나간다. 다른 이의 신분 속에 숨기 위해 그는 매일 자신의 유전 정보가 검출될 수 있는 모든 것을 지우고, 다른 이의 유전 정보를 항상 몸에 지닌 채로 살고 있었다. 여기까지가 영화의 배경이다. 이후 그의 일터에서 누군가 살해되면서 현장에서 얻은 유전 정보를 이용한 범인 수색에 의해 본의 아니게 그는 궁지에 몰리게 된다.

 

이어지는 것은 그의 우월한 인생을 지키기 위한 피나는 노력이다. 비록 부적격자지만, 적격자처럼 살고 싶다는 그의 소망은 그를 어떤 위기에서도 절대 포기하지 않게 한다. 오히려 타고난 적격자들은 유전적 우월성에 취해 그의 얼굴을 보지 않고, 스스로 만든 편견에 그를 의심조차 하지 않는다. 유일하게 그를 쫓는 사람은 어릴적 헤어진 그의 동생 뿐이다. 그의 동생은 유전자 조작을 통해 태어난 적격자로, 부적격자의 유전 정보가 자신과 흡사하다는 사실을 듣고 형을 추적하기 시작한다.

 

둘 사이에는 영화의 주제 의식을 담고 있는 경쟁이 있었다. 어릴 적 둘은 늘 수영 시합을 하곤 했는데, 항상 우월한 유전자를 가진 동생이 승리하였다. 그러나 둘이 헤어지기 전 마지막 시합에서 부적격자인 형이 승리하는 일이 있었다. 동생의 추적 끝에 다시 만나게 된 형제는 다시 수영 시합을 펼치고, 형이 다시 승리하고 만다. 그 때 형이 던지는 대사가 의미심장하다. "나는 돌아갈 힘을 남기지 않기 때문에 이긴다" 다시는 부적격자의 삶을 살지 않겠다는, 이미 유전자의 차이를 극복해낸 자의 강력한 의지 표명이다. 동생에게 승리한 그는 결국 우주로 떠나게 된다.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결국 유전자는 모든 것을 결정할 수 없다는 것이다. 유전적으로 우월한 사람들은 자신이 정해놓은 한계를 넘지 못한다. 주인공에게 자신의 삶은 넘긴, 뛰어난 유전자를 가진 남자는 은메달을 갖고 있었다. 그 은메달은 누군가에게는 선망의 대상일지 몰라도 그에게는 1등이 될 수 없는 유전적 한계를 의미했으며, 알코올 중독자의 삶을 살게 했다. 반면 부적격 유전자를 가진 주인공은 한계를 생각하지 않는 행동들로 결국 유전자 차이를 극복해내고, 주변 사람들은 그의 실체를 알고도 그를 다르게 대하지 않는다.

 

오래된 영화지만, 앞으로 유전 기술이 더 발전됨에 따라 더 큰 의미를 갖게 될 영화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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