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넷플릭스 미국 영화 <아웃사이드 더 와이어> (2021) 리뷰// 중간부터 스포 有

거뉘시호 2021. 1. 17. 18:57

시청 완료: 2021년 1월 17일

 

장르: 전쟁, SF, 액션

연령 제한: 15금

분량: 115분

 

한줄평: 전형적인 두서없는 넷플릭스 잡탕 영화 

점수(5점 만점): 2.9점

 

 

※점수 기준(취향 존중!)

-시그널, 기묘한 이야기 4.5점

-블랙미러, 킹덤 4.0점

-동백꽃 필 무렵, 위쳐 3.5점

-오티스의 비밀 상담소, 인간수업 3.0점

-힘쎈 여자 도봉순, 엘리트들 2.5점

(2.5점 이하로는 보다가 끈 작품입니다: 좋아하면 울리는, 센스8) 

 

-주인장 추천작: 홈랜드(미국 첩보 드라마), 오자크(미국 마약 드라마), 라스트 킹덤(영국 역사 드라마)


 스포일러 포함 리뷰


넷플릭스에서 또 블록버스터 액션 영화를 들고 나왔다. 앞서 나왔던 <올드 가드>, <프로젝트 파워>와 비스무리한 작품이다. 화려한 캐스팅과 엄청난 특수 효과를 바탕으로 열심히 홍보를 한 끝에 많은 사람들이 영화를 보게 하는 작전 역시 비슷하다. 그리고 기대감을 잔뜩 끌어올린 뒤 생각보다 형편없는 영화에 따라오는 혹평 또한 항상 이어지는 패턴이다. 이번 영화도 크게 다르지 않은 평가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영화의 시작은 나쁘지 않다. 10여년 후의 미래, 유럽의 분쟁을 해결하는 미국 군대에 대한 이야기다. 드론 조종사 '하프'는 피도 눈물도 없지만 정확한 판단으로 2명의 아군을 죽이면서 38명의 아군을 살리고, 군대에서는 그에게 죄를 물어 그를 드론 조종석 밖으로 끌어내어 전장 한복판으로 보낸다. 하프는 영화의 제목처럼 랜선 밖으로 나와(아웃사이드 더 와이어) 전쟁의 실제를 경험하게 된다.

 

전장으로 끌려나온 그는 대위 '리오'의 지휘를 따르게 되는데, 리오는 사람이 아닌 사람처럼 만들어진 인공지능 로봇이다. 리오는 하프에게 본인이 로봇인 사실을 숨기지도 않고 전쟁, 인공지능, 군인에 대한 자신의 이론을 펼친다. 전쟁을 처음 경험하는 하프는 그에게 휘둘리기 시작하며, 본인 드론 조종사로서 했던 행동의 결과를 직접 경험하게 된다. 영화는 여기까지 분위기가 좋았다. 로봇과 인간의 브로맨스를 통해 전쟁의 실상을 경험하며 성장하는 젊은 병사 이야기. 여기에 화끈한 전쟁 액션까지 더해져 명작이 탄생한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갑자기 분위기가 이상하게 흘러가기 시작한다. 알고보니 리오는 별 말 같지도 않은 이유로 미국을 배신하고 미국에 핵을 떨어뜨리기로 결심한 인공지능이었다. '미국이라는 창조주에 의해 의지대로 행동하지 못하는 인공지능의 전쟁을 멈추기 위한 합리적 선택'이라는 도무지 이해하지 못할 신념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리오의 배신으로 인해 그들이 열심히 키워왔던 브로맨스는 흐지부지 되어버린다. 목표와 브로맨스 사이에서 갈등하는 모습도 없고, 둘 사이의 감정은 순식간에 사라져 버린 채 리오는 하프의 적이 되어버린다. 반대로 리오는 미국인 수백만을 죽이려고 하면서 작전에 가장 방해가 되는 하프는 죽이지 않는데, 그 이유를 도무지 알 수가 없다. 인공지능이 오히려 브로맨스를 갖고 있던 걸까? 이상하다.

 

드론 조종사의 전쟁에 대한 이야기는 원래 미국에서 꽤 유명한 이야기다. 버튼 하나에 수백 명이 죽는다는 비판에 항상 직면하는 군인이 드론 조종사인데, 넷플릭스는 이 영화를 통해 그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듯 하다. 하지만 초반에만 그런 비판을 하고, 이후에는 오히려 드론 조종사를 통해 국가를 위기에서 구하는 미국 국뽕 영화가 되어버리는 것이 뭔가 앞뒤가 맞지 않는다. 전쟁을 비판하다가 전쟁을 비판하는 인공지능을 죽이고 미국을 살리는 결말은 영화가 전쟁에 대해 어떤 시각을 가지고 있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 

 

이 영화는 바쁜 와중에 인공지능에 대해서도 말하고 싶었던 것 같다. 인공지능의 명령 체계, 군대에서 사용하는 인공지능의 위험성, 인공지능의 한계와 위험성, 인공지능의 창조주로서의 인간의 책임감 등을 짚어보려고 했던 것 같은데, 결국 인공지능에 휘둘리다가 사고를 치고 그 사고를 수습하는 군인에게 초점이 맞춰져 버렸다. 인공지능은 인간을 능가할 수 없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건지, 인공지능이 사람을 조종하는 모습을 표현하여 위험성을 강조하고 싶었던 건지, 아니면 그냥 테러리스트를 인공지능으로 바꾸면 어떨까하는 단순한 상상으로 인공지능을 넣은건지 알 수가 없다.

 

결론은 이것저것 넣다가 실패한 잡탕 영화라는 것이다. 브로맨스, 인공지능, 전쟁, 드론 조종사 등 여러 핫한 주제를 넣었지만 뭐 하나 제대로 전달한 것이 없는 안타까운 영화다. 그나마 특수 효과만 인정할 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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