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넷플릭스 미국 드라마 <설국열차 시즌1> (2020) 리뷰// 중간부터 스포 有

거뉘시호 2020. 8. 11. 19:41

시청 완료: 2020년 8월 8일

 

장르: 공상 과학, 추리 및 음모 기반 스토리, 액션 

연령 제한: 19금

분량: 50분 x 10회

 

한줄평: 마지막 인류, 한정된 자원, 독재와 혁명 중 무엇이 옳은가?

점수(5점 만점): 3.4점

다음 시즌 시청 의향: 있음

 

※점수 기준(취향 존중!)

-시그널, 기묘한 이야기 4.5점

-블랙미러, 킹덤 4.0점

-동백꽃 필 무렵, 위쳐 3.5점

-오티스의 비밀 상담소, 인간수업 3.0점

-힘쎈 여자 도봉순, 엘리트들 2.5점

(2.5점 이하로는 보다가 끈 작품입니다: 좋아하면 울리는, 센스8) 

 

 


 스포일러 포함 리뷰


이 드라마판 설국열차는 동시에 전편 공개가 아닌, 1화씩 순차적으로 공개하는 방식으로 넷플릭스에 올라왔다. 영화 설국열차의 방대한 열차 세계관에 이은 꼬리칸의 시원한 반란을 기대하던 이들은 초반 3화 정도를 보고 기대와는 전혀 다른 흐름에 꽤 날선 비판을 퍼부었었다. 드라마판 설국 열차를 당연히 볼 생각이었던 나는 그런 비판을 접한 뒤 마음이 바뀌어 시청을 잠시 미뤄두었다가, 이번에 시간이 좀 와중에 딱히 볼 작품이 없어 쭉 정주행으로 보게 되었다. 영화 설국열차와 궤를 달리 하는 면이 없지 않지만, 재미없다고 말할 수는 없는 꽤 괜찮은 드라마였다.

 

이 드라마의 주인공은 완전히 다른 위치의 두 명이다. 한 명은 꼬리칸의 리더인 레이턴. 꼬리칸의 수많은 무임승차자들의 죽고 죽이는 전투 끝에 리더로 인정받은 경찰 출신 인물이다. 다른 한 명은 열차 창립자 윌포드의 대변인이자 사실상의 독재자인 멜러니. 그녀와 윌포드의 관계는 정확히 나오지는 않았지만 대립 관계이며, 멜러니가 윌포드를 의도적으로 열차에 태우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열차의 설계자라고 주장하는 인물이다.

 

레이턴은 열차의 비밀을 파헤치고 질서를 깨뜨리려는 자라면, 멜러니는 열차의 비밀을 혼자 감내하면서 어떻게든 질서를 유지하려고 애쓰는 인물이다. 열차 내 살인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만난 둘은 끊임없는 갈등을 일으키고, 이는 열차 내의 분위기를 급변시켜 수많은 싸움을 야기하다가, 결국에는 독재자가 혁명을 도와주는 이상한 방식으로 혁명에 성공하게 된다.

 

이 드라마의 장점은 계급 사회에 대한 훌륭한 묘사와 지금껏 보지 못한 열일하는 독재자가 주는 신선함이다. 이들의 계급은 '하늘에서 정해줬다' 같은 이해할 수 없는 기준으로 나뉜 것은 아니다. 열차에 타기 전에는 민주주의와 자본주의 체제 아래에서 살고 있었기에, 계급 역시 자본주의를 바탕으로 하여 나눠졌고, 탑승자 모두 그에 대한 동의를 하고 탑승하게 됐다. 열차를 만드는데 많은 돈을 낼 사람일수록 계급이 높아졌고, 돈이 없는 사람은 열차에서 노동을 하는 조건으로 탑승했다. 그리고 합의없이 꼬리칸에 무임승차한 400명의 승객은 짐승보다도 못한 대우를 받으며 살아간다. 그 와중에 사라진 독재자를 대변하는 실질적 독재자는 열차의 모든 문제를 직접 발로 뛰며 해결한다. 항상 좋은 의도로 일하지만, 독재자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비밀을 지키기 위해서는 악한 행동도 서슴지 않는다. 비밀이 알려진다면 더 이상 질서를 유지할 수 없기 떄문이다. 하지만 결국 질서를 유지하는 단 하나의 비밀이 모두에게 까발려지고, 지금까지 열일해온 그녀의 업적은 아무도 기억하지 못한 채로 끌어내려지게 된다. 이후에는 살아남기 위해 무임승차자와 손을 잡고 열차를 민주 사회로 바꾸어버린다.   

 

계급 사회에서 민주 사회로 가는 것이 지금껏 사회가 발전해온 방향인데, 자유와 평등을 아는 이들이 다시 계급 사회로 돌아간다면 사회의 구성원들은 어떻게 행동할까? 그 체제는 얼마나 오랫동안 유지될 수 있을까? 그 체제를 유지하기 위해서 지도자는 어떤 역할을 해야 할까? 잘못된 체제라도 잘 돌아가고 있다면 그 체제를 유지하는 것이 나을가? 합의 하에 만들어진 체제를 합의하지 않고 무임승차한 승객들이 깨는 것은 옳은 일일까? 한정된 자원의 사회에서는 민주주의보다는 똑똑한 독재자의 지배가 모두에게 좋지 않을까? 몇몇 질문은 드라마를 보면서 답을 알 수 있을 것이고, 몇몇 질문은 드라마가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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