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넷플릭스 한국 영화 <박쥐> (2009) 리뷰// 중간부터 스포 有

거뉘시호 2021. 6. 2. 03:17

시청 완료: 2021년 5월 29일

 

장르: 멜로, 뱀파이어, 호러

연령 제한: 19금

분량: 134분

 

한줄평: 기괴한 사랑 영화, 정체성과 존엄성에 대한 고민

점수(5점 만점): 3.4점

다음 시즌 시청 의향: 있음

 

 

-주인장 추천작: 홈랜드(미국 첩보 드라마), 오자크(미국 마약 드라마), 라스트 킹덤(영국 역사 드라마)


 스포일러 포함 리뷰


<박쥐>라는 영화는 뭔가 노출 영화라는 편견이 있었다. 한국의 노출 영화는 별로 좋아하는 편이 아니라, 딱히 영화에 대해 알아보려는 노력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박찬욱 감독 작품이라는 것을 알게 되고, 평론가의 호불호가 많이 갈리는 작품이라는 소식을 들은 뒤, 급관심이 생겨 시청하게 되었다. 의외로 나에게는 신선하게 재밌는 작품이었다.

 

영화 내용은 돌아보면 그리 어렵지 않은데, 볼때는 난해하게 느껴졌다. 송강호는 독실하고 희생적인 신부인데, 뭔 실험에 참여했다가 뱀파이어가 되고, 욕망에 충실한 존재가 된다. 하지만 그의 신부로서의 정체성은 계속 남아있고, 피를 탐해야 하는 상황에서도 최대한 '신부'스러운 해결책을 선택하는 편이다. 하지만 우연히 옛 친구를 만나고, 고통받는 그의 아내 김옥빈을 보게 되면서 그의 인생, 아니 뱀생(뱀파이어 + 인생)이 꼬이기 시작한다. 

 

평생 여자를 모르고 살아온 신부 송강호는, 팜므파탈적인 매력을 가진 김옥빈에게 곧바로 빠져든다. 송강호는 뱀파이어임을 김옥빈에게 고백하고, 김옥빈은 송강호의 능력을 이용해 평생 자신을 괴롭혀온 가짜 가족들에게 복수하려 한다. 송강호는 결국 김옥빈과 함께 그녀의 남편을 죽이게 되고, 둘은 죄책감에 시달린다. 하지만 그녀는 복수를 멈추지 않으려 하고, 송강호는 결국 김옥빈을 죽였다가, 그녀에게 자신의 피를 먹여 뱀파이어로 부활시킨다.

 

그렇게 둘은 뱀파이어 커플로 평생 살아가나 했으나, 둘의 생각이 많이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된다. 송강호가 인간적인 방법으로 피를 얻는 초식파라면, 김옥빈은 인간을 마음대로 죽여 피를 얻자는 육식파였던 것이다. 송강호는 어떻게든 설득하여 인간과 공존해보려고 하지만, 김옥빈은 결국 송강호의 눈 앞에서 인간 여럿을 죽이고 만다. 그 모습을 본 송강호는 그의 정체성이 인간에 가까움을 깨닫게 되고, 김옥빈을 데리고 나가 햇빛 아래에서 동반 자살을 한다. 둘은 마지막 순간 서로에 대한 사랑을 확인하고,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회복한다.

 

이렇게 내용을 정리하면 참 간단한 내용인데, 중간중간 인물들의 감정 묘사나, 심오한 대사들이 영화를 간단하지 않게 만드는 느낌이다. 괜히 영화를 어렵게 보게 된달까? 혹시나 볼 계획이 있다면 평범한 오락 영화같은 느낌으로 접근하기를 바란다.

 

보면서 느낀 것은 이 영화는 뱀파이어의 탈을 쓴 철저한 멜로물이라는 것이었다. 송강호의 순수한 사랑에 대한 영화이고, 사랑을 바탕으로 한 구원에 대한 영화이다. 선혈이 낭자하는, 기괴하고 심오하지만 단순한 영화를 찾는 분들에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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