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넷플릭스 한국 드라마 <시지프스: The Myth 시즌1> (2021) 리뷰// 중간부터 스포 有

거뉘시호 2021. 4. 13. 19:51

 

시청 완료: 2021년 4월 3일

 

장르: 타임 워프, SF 액션 스릴러

연령 제한: 15금

분량: 70분 x 16회

 

한줄평: 사전 제작치고는 많이 떨어지는 영상, 그래도 인정할 수 밖에 없는 시간에 대한 고민의 흔적

점수(5점 만점): 3.3점

다음 시즌 시청 의향: 있음

 

-주인장 추천작: 홈랜드(미국 첩보 드라마), 오자크(미국 마약 드라마), 라스트 킹덤(영국 역사 드라마)


 스포일러 포함 리뷰


타임 머신, 시간 이동을 주제로 하는 영화나 드라마는 항상 흥미롭다. '시간을 거슬러 올라갈 수 있다면 미래를 바꿀 수 있을까?'라는 질문의 정답을 알 수 있는 사람은 없기 때문이다. 결국 작가가 정한대로 흘러가는 것이긴 하지만, 시청자 입장에서는 주인공이 미래를 바꿀 수 있을지 없을지 조마조마하며 지켜볼 수 밖에 없다. 물론 작가 마음대로 모든 것을 정해버리면 재미가 없어진다. 나비효과처럼 작은 변화가 미래를 완전히 뒤바꿔놓든, 무슨 짓을 해도 미래를 바꿀 수 없든, 일관성 있는 스토리 전개만이 작품의 재미를 처음부터 끝까지 유지해 준다고 생각한다.

 

<시지프스: The Myth>는 우선 과거에 무슨 짓을 해도 미래는 바뀌지 않는다는 설정이다. 자칫 흥미를 떨어뜨리기 쉬운 설정이지만, 초반부를 지나면 설정의 디테일이 드러난다. 어떻게든 미래를 바꿔보려는 '조승우-박신혜 조합'과 그에 대응해 결국에는 같은 미래에 도달하게 하려는 '시그마 및 그의 수하들'의 대결 구도가 진짜 설정인 것이다. 두 그룹간 힘의 차이는 극명하다. 시그마 팀은 미래에서 정보를 얻는 시스템을 구축했고, 조승우-박신혜 팀이 무슨 짓을 할 지 이미 다 알고 있다. 무슨 짓을 해도 바뀌지 않는 미래가 아닌, 모든 것을 알고 있는 시그마에 대항해 미래를 바꿔보려는 조승우-박신혜의 노력이 드라마의 본질이다.

 

드라마에는 나오지 않았지만, 조승우-박신혜 팀은 이미 셀 수 없이 많은 패배를 경험한 상태로 보인다. 보통 패배를 통해 경험치라도 얻기 마련인데, 조승우-박신혜는 패배에서 아무 것도 얻지 못하고 그들의 행동 패턴은 오히려 시그마에게 경험치로 쌓인다. 점점 어려워지는 대결 속, 지금까지 없었던 변수가 생긴다. (많이 억지라는 생각은 들지만,) 경호원이 미래에서 가져온 조승우의 유골을 가져오고, 그것과 접촉한 조승우는 모든 경우의 수를 알게 된다. 새로운 정보를 토대로 '박신혜 등장~전쟁 및 죽음'으로 이어지는 타임 루프를 끊어내고, 새로운 타임 루프를 만들어 시그마를 저지하는데 성공한다.

 

하지만 결국 조승우는 '시지프스의 운명'을 벗어나지 못한다. 이 마지막 부분에서 작가의 시간에 대해 깊은 고민이 느껴졌다. 조승우는 시그마와 싸우고 있었던 것이 아니라, 사실은 '시간을 지배하는 신'과 싸우고 있었던 것이다. 조승우가 시그마를 처치하고 끝을 준비하는 순간, 시간의 신은 그를 또다서 죽음의 타임 루프에 가둬버리고 만다. 작가가 만든 타임 루프는 드라마 중간중간 허점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마지막에 보여준 큰 타임 루프는 꽤나 인상적이었다. 한 가지 궁금한 것은, 조승우가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두 번째 타임 루프도 깨부쉈다면 어떻게 됐을까하는 것이다. 벗어났을까? 아니면 제3의 시그마가 나타났을까?

 

시간에 대한 통찰은 좋았지만, 솔직히 잘 만든 드라마라고 하기에는 영상이 아쉬운 부분이 꽤 있다. 전반적으로 스케일이 크고, 미래와 현재의 세트장은 잘 만든 편이었다. 하지만 액션이 많이 아쉬웠다. 박신혜의 육탄전은 초반에는 훌륭했지만 뒤로 갈수록 힘이 빠졌고, 총격전은 모든 장면에서 심각하게 어설펐다. 연기는 뭐 그냥저냥 평범한 수준.

 

장단점은 있지만, 넷플릭스에 올라오는 작품 중에는 충분히 상위권에 속한다고 생각한다. 스토리 난이도는 꽤 있는 편이니,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집중해서 보는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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