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넷플릭스 한국 영화 <혈의 누> (2006) 리뷰// 중간부터 스포 有

거뉘시호 2021. 2. 13. 21:14

시청 완료: 2021년 2월 13일

 

장르: 스릴러, 추리, 고어

연령 제한: 19금

분량: 119분

 

한줄평: 모든 노력이 수포로 돌아가는 허무함과 모순의 절정.

점수(5점 만점): 3.7점

다음 시즌 시청 의향: 있음

 


 스포일러 포함 리뷰


차승원과 함께 가끔 회자되는 작품 혈의 누, 개봉 당시에는 연령제한으로 인해 보지 못했는데 어떤 작품인지 항상 궁금했었다. 마침 넷플릭스에서 발견하여 바로 시청하게 되었다.

 

영화의 분위기는 시작부터 상당히 음산하다. 이후로도 쭉 비슷한 분위기가 유지된다. 배경은 조선 시대의 한 외딴 섬이다. 어느 날 섬에서 원인 모를 사고가 발생하고, 잔인하게 죽은 시체가 발견된다. 차승원은 이 사건을 수사하기 위해 파견된 수사관으로, 꽤나 뛰어난 능력을 가지고 있다.

 

차승원은 어렵지 않게 첫 사건을 해결해내지만, 사실은 시작에 불과했다는 사실을 하루 만에 깨닫게 된다. 누군가 사람들을 잔인하게 죽이고 있었던 것이다. 차승원은 조사를 계속해 나가고, 지금의 사건들은 7년 전 섬의 주인과 그 가족이 죽음을 당한 사건과 연관이 있다는 것을 밝혀낸다.

 

차승원은 다음 피해자와 다음 살해 방법을 예측하여 살인을 막아보려 하지만, 범인은 계속해서 앞서 나간다. 그래도 범인과 차승원의 격차는 점점 줄어든다. 그리고 마지막 살인을 앞두고 둘은 마주하게 된다. 이후 7년 전 사건의 진실이 밝혀지고, 영화 전체에 걸친 차승원의 노력은 혈의 누, 핏빛 비와 함께 허무로 돌아가게 된다. 그리고 차승원 역시 비범함을 잃고 평범하게 되어버리며 영화는 끝이 난다.

 

영화는 대단히 재밌지는 않지만, 집중력을 잃게 하지는 않는다. 빈틈없이 사건이 이어지며 딴 생각을 못하게 하고, 교묘한 편집 기술을 통해 서로 다른 장면을 계속해서 이어지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관객은 영화가 이끄는 대로 차승원의 수사를 따라가게 되고, 별다른 어려움 없이 마지막 장면에 도달한다. 그리고 영화의 제목인 혈의 누와 함께 '내가 지금까지 뭘 본거지'하는 극한의 허무함을 느끼게 된다. 최고로 집중력을 끌어올린 상태에서 선을 툭 끊어 힘을 쭉 빼버리는 감독의 지독한 설계에 당하고 마는 것이다. 억울하지만, 그래도 이 영화가 잘 만들어졌다는 것을 부정할 수는 없다.

 

영화의 또다른 특이점은 상당히 고어하다는 것이다. 피만 튀는 게 아니라, 어디서 왜 피가 튀게 되었는지도 가감없이 다 보여 준다. 2006년이 지금보다 더 이런 부분을 잘 표현했다는 것에 큰 점수를 주고 싶다.

 

영화가 감춰둔 7년 전 비밀을 보고 싶으면서, 허무함을 느끼고 싶은 분들께 이 영화를 추천한다. 고어함을 잘 견뎌내야 할 것이다.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