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넷플릭스 미국 드라마 <썬즈 오브 아나키 시즌1> (2008) 리뷰// 중간부터 스포 有

거뉘시호 2020. 12. 19. 23:06

시청 완료: 2020년 12월 16일

 

장르: 범죄 조직, 가족, 막장 

연령 제한: 19금(성적 묘사는 많으나 직접 노출은 없음)

분량: 45분 x 13회

 

한줄평: 미국식 조폭 드라마, 상상을 뛰어넘는 탄탄한 막장 스토리.  

점수(5점 만점): 3.2점

다음 시즌 시청 의향: 있음

 

※점수 기준(취향 존중!)

-시그널, 기묘한 이야기 4.5점

-블랙미러, 킹덤 4.0점

-동백꽃 필 무렵, 위쳐 3.5점

-오티스의 비밀 상담소, 인간수업 3.0점

-힘쎈 여자 도봉순, 엘리트들 2.5점

(2.5점 이하로는 보다가 끈 작품입니다: 좋아하면 울리는, 센스8) 

 

-주인장 추천작: 홈랜드(미국 첩보 드라마), 오자크(미국 마약 드라마), 라스트 킹덤(영국 역사 드라마)


 스포일러 포함 리뷰


한국에 조직 폭력배를 다룬 작품은 상당히 많다. 보기보다 따뜻한 집단으로 묘사되어 조폭 미화 논란을 낳는 경우도 많았고, 아니면 과할 정도로 폭력성과 잔인함을 부각시키는 용도의 집단으로 묘사되는 경우도 많았다. 직접 겪어보지는 못했지만, 아무래도 후자가 조폭의 정체성에 훨씬 가깝지 않을까 생각을 하고 있다. 조직 생활을 한다는 사람을 보면 공포감이 심하게 들어 눈도 마주치지 못할 거 같다.

 

썬즈 오브 아나키는 미국의 오토바이 조직 폭력배, 갱단을 다룬 드라마다. 많은 미국 드라마를 봤지만 조직 폭력배를 다룬 작품은 처음 봤다. 나오는 갱단 멤버들이 뭔가 쓰레기같은 짓만 골라 하면서도 은근히 사람 냄새를 풍기는 것이 지금까지 본 조폭 관련 작품 중 가장 현실적으로 조폭을 묘사한 게 아닌가 생각이 드는 작품이었다.

 

드라마의 제목인 <썬즈 오브 아나키>는 드라마의 중심이 되는 갱단의 이름이다. 대단한 조직은 아닌 듯 한 것이, 주변에 비슷한 규모의 갱단이 많이 존재하여 자주 다툼이 발생한다. 이 동네 갱단들은 공통적으로 오토바이 샵을 운영하는데, 다들 매우 마초스러운 덩치와 수염을 가지고 있고, 조직의 이름이 새겨진 가죽 조끼를 목숨처럼 여기는 특징이 있다. 덩치 큰 아저씨들이 다같이 검은 조끼를 맞춰 입고 한껏 힘주고 다니는 부분이 별 이유 없이 엄청 웃기다. 

 

드라마의 등장 인물 중에 멀쩡한 사람이 없다. 등장 인물의 기본 설정이 어딘가 삐뚤어져 있기에, 정상적인 전개보다는 막장 전개가 오히려 훨씬 자연스러운 모습으로 다가온다. 한 예로, 남자 주인공은 갈대같은 마음을 가지고 두 여자 사이를 왔다갔다 하는데, 두 여자는 그 사실을 알면서도 남자 주인공을 사랑한다. 심지어 둘 중 한 여자와는 결혼도 하고 사이에 갓 태어난 애도 있는데, 여자는 임신상태에서 마약에 중독되어 아이를 위험에 빠트린 사람이다. 이 정도의 막장 스토리가 이 드라마에서는 평범한 수준이다.

 

범죄 조직 이야기니만큼, 경찰과도 마찰이 자주 발생한다. 그 와중에 갱단의 대장과 경찰 서장 사이에는 깊은 커넥션이 있어서, 서로서로 이것저것 주고 받으며 안정적인 치안을 유지하려 한다. 하지만 도무지 지역 경찰이 감당할 수 없는 일들이 발생하고, 미국 연방 경찰인 FBI가 참전을 하며 이야기가 재밌고도 복잡하게 흘러가게 된다. 탈옥을 시키고, 판사를 협박하고, 증인을 죽이고 등등 갱단의 잔인한 상상력에는 끝이 없어서 무섭고도 흥미진진하다. (참고로, 잔인한 장면마다 깔리는 뜬금없는 배경음악이 일품이다.)

 

이 드라마는 한국 조폭 드라마와 현실성 부분에서 차별점이 있다고 했는데, 여성의 참여 부분에서도 큰 차별점이 있다. 한국 조폭 드라마에서 여성은 거의 보이지 않는다는 특징이 있다. <조폭 마누라>처럼 보스가 되지 않는 이상은, 여성은 항상 수동적이고 주인공의 약점이 되는 존재일 뿐이다. 하지만 이 드라마의 여성들은 상당히 비중이 크다. 여성들끼리의 싸움도 있고, 남자들에게 큰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남성 위주의 드라마처럼 보이지만, 항상 여자와 가족들이 이야기의 발단이 되고, 갈등의 원인이 된다. 등장인물 모두가 각자의 자리에서 나름의 활약을 보여준다.

 

이야기가 전반적으로 무겁지 않아서 좋은 드라마다. 그 와중에도 나름 탄탄하다. 가벼운 마음으로 미국의 조폭 이야기를 즐기고 싶은 분들께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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