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넷플릭스 미국 영화 <높은 풀 속에서> (2019) 리뷰// 중간부터 스포 有

거뉘시호 2020. 10. 4. 03:37

시청 완료: 2020년 10월 4일

 

장르: 미스터리, 스릴러, 호러

연령 제한: 19금(고어한 장면 소수 있음)

분량: 100분

 

한줄평: 아이를 사랑하지 않으면 빠지게 되는 지옥의 풀밭

점수(5점 만점): 3.4점

 

 

※점수 기준(취향 존중!)

-시그널, 기묘한 이야기 4.5점

-블랙미러, 킹덤 4.0점

-동백꽃 필 무렵, 위쳐 3.5점

-오티스의 비밀 상담소, 인간수업 3.0점

-힘쎈 여자 도봉순, 엘리트들 2.5점

(2.5점 이하로는 보다가 끈 작품입니다: 좋아하면 울리는, 센스8) 

 

 


 스포일러 포함 리뷰


그 유명한 미스터리 소설가 스티븐 킹의 소설을 원작으로 만든 영화다. 시간과 공간이 왜곡되는 미스터리한 풀숲에서 벌어지는 섬뜩한 이야기에 대한 내용이다. 줄거리가 상당히 난해하면서도 이해하기에 큰 어려움이 없고, 곳곳에서 등장하는 비유와 상징은 정확히 해석하기는 어렵지만 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뭔지 알아채는 것은 의외로 쉽다. 원작이 워낙 탄탄했고, 영화 연출도 잘 뽑혔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한 가지 영화적으로 부족한 것을 고르자면 액션 장면이 상당히 미흡한 것은 있다.

 

스토리는 상당히 오싹하다. 어딘가로 향하는 남매가 높은 풀숲 속에서 들리는 아이의 목소리에 풀숲으로 들어가며 이야기는 시작되는데, 풀밭 속에서 이상 현상이 계속 발생하여 남매는 서로 만날 수 없게 된다.(이 때 소리의 방향이 많이 바뀌므로 좌우가 있는 음향 기기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이후 풀숲에 다른 가족이 존재했다는 것이 밝혀지고, 이후 사라진 첫 남매를 찾아온 다른 남자에 의해 두 번째 가족이 풀숲에 들어오게 되었다는 게 밝혀지며(미래의 인물이 과거의 인물을 불러들임) 풀숲은 공간 뿐만이 아니라 시간마저 꼬여 있고, 그 속에 들어왔던 이들은 모두 비극의 쳇바퀴를 돌고 있음을 짐작하게 한다.

 

사건이 진행되며 비극의 진짜 이유가 점점 드러나기 시작한다. 남매 중 여동생은 임신 상태였는데, 이후 찾아온 남자는 그 아이의 아빠였다. 남자는 낙태를 원했지만, 여자는 아이를 낳고 싶어 그와 헤어진 것이었다. 하지만 여자는 결국 아이를 키울 수 없다는 생각을 했고, 다른 가족에게 입양시킬 목적으로 오빠와 함께 이동하는 중이었다. 두번째 들어온 가족의 아빠 역시 아이에게 큰 애정을 갖고 있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결국 풀숲에 갇힌 사람들은 아이를 사랑하지 않는, 아이에게 무책임하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었다. 이후에 나오는 돌에 그려진 그림과 그림대로 행동하는 풀-인간들의 모습에서 '무책임한 부모를 벌한다'는 풀숲의 목적이 좀 더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결국 몇 명의 희생 끝에 비극의 쳇바퀴는 멈추게 된다. 꽤나 클리셰인 듯 클리셰가 아닌 듯한 느낌의 신선한 전개로 쳇바퀴가 멈추게 되고, 임신한 여자의 마음이 바뀌어 엄마의 의무를 다하기로 결심하며 영화는 끝난다. 영화가 말하고자 했던 바를 명확하게 하는 마지막 장면이다. '낙태에 반대한다. 부모의 의무를 다해라'라고 이 영화는 말하고 싶었던 거다. 낙태 반대에 대해 이렇게 무서운 영화를 만들었다는 사실이 왠지 무섭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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