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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한국 영화 <PMC: 더 벙커> (2018) 리뷰// 중간부터 스포 有

거뉘시호 2021. 3. 7. 16:12

시청 완료: 2021년 3월 6일

 

장르: 액션, 밀리터리, 스릴러

연령 제한: 15금

분량: 124분

 

한줄평: 좋은 소재와 좋은 촬영 기법, 어처구니없는 메시지

점수(5점 만점): 3.3점

 

 

-주인장 추천작: 홈랜드(미국 첩보 드라마), 오자크(미국 마약 드라마), 라스트 킹덤(영국 역사 드라마)


 스포일러 포함 리뷰


영화의 평균 러닝타임 2시간은 모든 이야기를 다 풀어내기에는 매우 짧은 시간이다. 말하고자 하는 바가 확실하다해도 기승전결을 통해 전개하는게 힘이 들 수가 있고, 화려한 무언가를 보여주는 게 목적이라면 2시간을 화려하게 꽉 채워도 관객이 보기에 어설프게 느껴질 때도 있다. 이 간단한 사실을 놓치고는 메시지와 볼거리 모두를 챙기려다가 망하는 영화도 참 많다. <PMC: 더 벙커>는 모든 것을 챙기려다가 실패하는 영화의 적절한 예다.

 

영화 속 하정우는 미국에게 고용된 민간 군사 기업(PMC)의 리더로 나온다. 그가 맡은 임무는 무려 한국, 북한, 미국, 중국과 모두 관련이 있는데, 갑자기 북한의 수장 '킹'이 그의 임무 장소에 등장하며 이야기가 복잡해지게 된다. 수월할 것이라 생각했던 작전이 잔뜩 꼬여버리고, 그와 그의 팀원들은 위기에 처하게 된다. 다양한 세력들의 물밑싸움과, 그 싸움에 얽혀버린 작은 군사 기업 이야기는 참 재밌을 수 밖에 없는 소재이고, 그 속에서 어떻게든 살아남으려 발버둥치는 하정우의 노력 역시 참신하게 느껴졌다.

 

영화의 진행 방식 역시 신선했다. 하정우는 과거 사고로 인하여 다리를 다친 상태였고, 전투에 직접 참여하는 것이 아닌 상황실에서 정보를 파악하고 팀을 지휘하는 스타일의 리더다. 상황판을 통해 팀원과 적의 위치를 파악하고, 복잡한 지형을 굴러다니는 공 모양 드론에 달린 카메라를 통해 현장을 직접 본다. 관객들에게도 철저히 하정우의 입장에서 알 수 있는 정보만 전달이 된다. 마치 하정우와 관객이 전쟁 게임 속 주인공이 되어 전략을 세우고 팀원을 지휘하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하정우와 함께 급박하게 움직이는 상황 속에서 느껴지는 스릴이 상당했다.

 

이렇게 액션과 스릴에만 집중하면 참 좋았을 영화인데, 자꾸 하정우에게 인간적인 선택과 고뇌를 강요하면서 영화가 망가지기 시작한다. 초반에 '팀이냐 개인이냐' 질문 정도에만 끝났으면 좋을텐데, 하정우를 자꾸 극한 상황에 몰아넣으며 팀과 임무 중의 이지선다 선택을 강요한다. 하지만 하정우의 선택의 결과는 명확하게 나타나지 못하고, 팀원들은 다 죽어버린다. 그러고는 갑자기 북한의 의사 이선균과 개연성 없는 브로맨스가 싹터버린다. 하정우가 팀원을 살리면 살렸지, 아니면 혼자 살거면 살았지, 갑자기 이선균을 목숨만큼 귀한 존재로 인식하기 시작하는 것이 참 어이가 없었다. 결국 둘은 살고, 세계는 3차 세계대전 속으로 빠져들며 영화는 끝이 난다. 너무 많은 이야기를 넣으려다가 하정우가 가진 캐릭터성을 전부 날려버렸다.

 

그래도 영화가 잘 살린 점이 있다. 우선 전투 장면. 전투원들의 총, 방어구의 개성이 좋다. 나중에는 탱크까지 등장하고, 공중전까지 펼쳐져 스케일이 상당히 커진다. 다음은 의료 장면. 북한의 '킹'을 살리는 장면에서 의학적인 자문을 많이 받은 것이 느껴진다. 오랜만에 의사가 의사답게 등장한 작품이다.

 

엉뚱한 감정선만 빼면 나름 볼만한 영화다. 가볍게 생각없이 보실 분들께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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