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 완료: 2021년 2월 12일
장르: 다큐멘터리, 코미디, 배우
연령 제한: 15금
분량: 99분
한줄평: 하정우 특유의 B급 감성 물씬 나는 C급 다큐멘터리 영화
점수(5점 만점): 2.5점
-주인장 추천작: 홈랜드(미국 첩보 드라마), 오자크(미국 마약 드라마), 라스트 킹덤(영국 역사 드라마)
스포일러 포함 리뷰
언젠가 페이스북에서 하정우 몰카 짤을 본 적이 있다. 배우들이 다 같이 어딘가로 떠나는 내용이었는데, 누군가를 괴롭히는 몰카를 하다가 괴롭히던 사람들이 오히려 당하는 역몰카에 대한 내용이었다. 재밌겠다 생각하고 있었는데, 넷플릭스를 떠돌다가 우연히 그 짤의 출처가 되는 영화를 발견하여 시청하게 되었다.
영화의 배경은 2012년 11월 중순이다. 하정우가 그 해 백상예술대상 시상자로 나섰는데, 자신이 수상을 하게 되면 국토대장정을 떠나겠다고 공약을 걸었고, 봉투를 열어보니 자신의 이름이 있어서 이 영화를 만들게 되었다는 내용으로 시작한다. 그 이후 오디션을 통해 함께 국토대장정을 할 사람들을 뽑고, 다른 작품을 통해 친해진 공효진을 섭외하는데 성공한다. 이 때 오디션으로 뽑힌 사람들은 모두 영화판의 무명배우들이다. 2021년 현재 이름이 알려진 사람도 몇 명 보이고, 어디선가 본 거 같은 여전한 무명 배우들도 있으며, 최근 어떤 작품에서도 보지 못한 사라진 배우들도 많다. 배우들의 인생이 참 고달프다 싶다.
영화의 내용은 처음에는 국토대장정을 중심으로 잡는 듯 하더니 어느새 그냥 배우들의 1박2일 엠티 같은 상황을 중점적으로 보여주기 시작한다. 국토대장정은 사람을 극한으로 몰아넣는 일종의 환경일 뿐이고, 진짜는 그 극한 상황 속에서 보여지는 배우들의 진솔한 모습이다. 누군가는 여유가 넘치고, 누군가는 역경을 이겨내며, 누군가는 밑바닥을 드러낸다. 그 상황에서 하정우는 항상 유머와 대화를 통해 중심을 잡으려 하는데, 그리 쉽지만은 않다. 그래서 사람 냄새가 풀풀 나면서 재밌게 느껴진다.
결국 배우들은 극한 상황 속에서 한 명의 낙오자도 없이 완주에 성공한다. 다들 자기 나름 작게라도 배워간 것을 말하며 영화는 마친다. 하지만 9년 뒤에 본 지금의 감상은 그냥 하정우 혼자 즐거웠던 영화인 것 같다. 영화에 오디션을 보면서까지 참여하여 개고생을 한 배우들은 이 영화를 통해 뭔가 달라지지 않을까 했을텐데, 달라진 것은 거의 없는 것 같다. 그래도 관객에게 주는 의미라면, 항상 뭔가에 몰두할 거 같은 배우들이 우리 사람 사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사실을 알려준 정도라고 생각한다.
그리 대단치는 않은 영화로, 정말 심심할 때 보는 것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