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 완료: 2021년 1월 2일
장르: 우주 SF, 드라마, 지구 종말
연령 제한: 15금
분량: 117분
한줄평: 북극과 우주에서 바라보는 인류의 마지막 모습, 새로운 희망을 위한 조지 클루니의 마지막 불씨
점수(5점 만점): 3.3점
※점수 기준(취향 존중!)
-시그널, 기묘한 이야기 4.5점
-블랙미러, 킹덤 4.0점
-동백꽃 필 무렵, 위쳐 3.5점
-오티스의 비밀 상담소, 인간수업 3.0점
-힘쎈 여자 도봉순, 엘리트들 2.5점
(2.5점 이하로는 보다가 끈 작품입니다: 좋아하면 울리는, 센스8)
-주인장 추천작: 홈랜드(미국 첩보 드라마), 오자크(미국 마약 드라마), 라스트 킹덤(영국 역사 드라마)
스포일러 포함 리뷰
“내일 지구의 종말이 온다고 할지라도, 나는 오늘 한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다.” 유명한 격언이다. 누가 한 말인지, 문장에 담긴 정확한 뜻은 무엇인지에 대해 의견이 분분하지만, 이 <미드나이트 스카이>란 영화와 잘 어울리는 격언임은 분명하다. 이 영화는 지구의 종말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북극의 천문대를 홀로 지키는 한 노인의 이야기를 다룬다.
영화의 배경은 지구에 핵 전쟁 또는 그에 준하는 사고가 일어난지 3주 후이다. 지구의 멸망은 확정적인 것으로 보이며, 그 영향이 조금 늦게 찾아오는 북극의 사람들은 어디론가 떠난다. 영화의 주인공 오거스틴(조지 클루니)은 말기암 환자로, 사람들과 함께 떠나지 않고 북극의 한 천문대에서 지구와 인생의 마지막을 보내기로 한다.
상당히 우울한 상태지만, 오거스틴은 두 가지 희망을 발견한다. 하나는 지구의 상황을 전혀 모른채 우주에서 지구로 돌아오고 있는 우주선이다. 그 우주선은 오거스틴이 젊은 시절 발견한, 인류가 살 수 있을 만한 행성 K-23을 탐사하고 돌아오는 '에테르'라는 이름의 우주선이다. 다른 하나는 어디서 왔는지 모를 소녀다. 소녀는 혼자 조용히 마무리하려 했던 오거스틴의 인생에 새로운 활력소가 되어주고, 그가 좀 더 살아남을 수밖에 없는 이유가 된다.
두 가지 희망으로 인해, 오거스틴은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기 시작한다. 말기암 환자의 꺼져가는 생명력을 붙들고 우주선과 통신이 가능한 북극의 다른 기지로 이동하기로 한 것이다. 혼자서는 살아남을 수 없는 소녀와 함께. 그의 여정은 실로 대단하다. 북극의 장엄한 대자연과 홀로 맞서 싸우며, 그 와중에 목숨이 위기에 처한다. 하지만 소녀의 알 수 없는 능력이 그를 구원해주고, 결국 새로운 기지에 도착해낸다.
우주선과 통신에 성공한 오거스틴, 이제는 우주선 구성원들의 시간이 찾아온다. 그들은 K-23에서 이미 새로운 지구에 대한 희망을 찾은 참이었고, 또 다른 희망은 한 여성 우주비행사의 뱃속에서 꿈틀대고 있었다. 희망으로 가득찬 귀향길에서, 더 이상 고향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소식을 접하고 만 것이다. 구성원들은 각자의 선택을 하고, 새로운 희망의 불씨가 약하지만, 여전히 타오르고 있는 채로 영화는 마무리된다.
그리고 영화의 마지막, 영화의 제목인 '미드나이트 스카이'가 펼쳐진다. 오거스틴과 소녀는 밖으로 나와 밤하늘을 바라보고, 인류의 마지막 희망을 품고 있는 여자 비행사는 K-23에서 본 아름다운 하늘을 묘사하며 희망을 노래한다. 아름다운 하늘을 배경으로, 오거스틴과 이름모를 소녀, 그리고 여자 비행사의 관계가 밝혀지고, 진한 여운을 남기며 영화는 끝난다.
이 영화의 감동은 끝을 마주한 인간의 잔잔한 분위기와 장엄한 우주의 아름다운 모습을 대비하며 찾아온다. 광활한 대자연과 대우주 앞에서 한낱 먼지에 불과한 인간이 희망과 사랑을 버리지 않고 질긴 생명을 이어나가는 모습이 실로 대단하게 느껴진다. 편안하게 볼 수 있는 영화로, 삶에 지친 분들께 이 영화를 추천한다.